EOSCommunity.org Forums

[한국어] More Equal Animals - 8장

제8장 - 독립의 설계

협상 당사자 둘 모두에게 "아뇨, 됐습니다"라고 말한 후 협상장을 떠날 권리가 있을 때에만 평화 조약은 공정한 조건으로 체결될 수 있다. 한쪽이 다른 한쪽의 생존에 필수적인 뭔가를 쥐고 있다면 일방적인 착취의 여지가 생긴다. 이 착취의 여지를 없애려면, 모든 당사자는 협상을 결렬시킬 수 있는 독립성을 가져야 하며, 협상이 체결되더라도 추후 상대가 조약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 분리 독립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해 평화 조약(혹은 정부)은 협상 당사자의 독립성을 보장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이런 모델에서라면 미국의 연방 정부는 주의 민주주의체(democracy of states)라고 볼 수 있다. 연방 정부가 모든 주로부터 정당하게 권력을 부여받으려면 우선 각 주가 연방으로의 가입을 합의해야 하며, 이 합의가 유지되려면 유사시 연방을 떠날 수 있는 독립성이 이들에게 보장되어야 한다.

예컨대 버지니아가 주가 미국으로부터 독립하더라도 다른 주의 따돌림이나 제재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그럴 수 없다면, 연방 정부가 버지니아에는 추가 세금을 물리고 캘리포니아에게는 보조금을 주는 경우에는 버지니아 주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

버지니아 주의 경제가 다국적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면, 버지니아 주는 해외의 다른 국가나 주와의 협상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미국의 50개 모든 주가 외세로부터 독립성을 가진다면, 미국 역시 독립적인 국가로서 외국의 불필요한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각 주의 독립성과는 별개로, 연방을 형성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도 존재한다. 연방은 주 사이에서 벌어지는 분쟁을 중재할 수 있으며, 다른 국가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모든 주가 “하나가 되어” 움직일 수 있다. 또한 각 주는 연방을 통해 표준을 확립하고 공동 방어 전선을 형성한다. 더 큰 도미노를 넘어뜨리기 위해 협력할 수 있다는 말이다.

독립을 얻는 길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급자족 능력을 갖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복수의 독립적인 무역 파트너를 가지는 것이다. 개인으로서는 자신이 가입할 수 있는 독립적인 커뮤니티가 많을수록 더 독립적일 수 있다. 규모가 큰 커뮤니티일수록 자급자족 능력을 갖추야 하는데, 이는 큰 커뮤니티일수록 자신과 비슷한 규모의 무역 파트너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정 상품에 대해 거래하는 무역 파트너가 둘이나 셋 밖에 없다면 곤란하다. 가격 담합이 생겨나기가 쉽고, 이들과 커뮤니티 사이에 이해 관계가 과도하게 얽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립적인 무역 파트너는 백 개, 천 개씩 만들 필요가 있다. 모든 파트너들이 동시에 거래를 거부하는 곤란한 상황을 막기 위해서다.

한 사회는 독립의 결과로 경제적 충격이나 자연 재해에도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 가외성(redundancy)을 획득한다. 이는 또한 사회를 광범위하며 인위적인 정치적 재해로부터 사회를 보호한다.

모든 커뮤니티는 전력과 식량을 모두 자급할 수 있어야 한다. 전력은 재생가능한 자원으로부터 생산되어야 한다. 의식주와 에너지를 모두 자급할 수 있는 커뮤니티만이 회복탄력성과 독립성을 가진 커뮤니티로서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행할 수 있다.

다른 커뮤니티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커뮤니티라면 내구재를 위주로 수입해야 한다. 해외에서 생산된 전력에 의존적인 커뮤니티는 매일 같이 복종을 요구받을 수밖에 없다. 해외 커뮤니티로부터 태양열 패널을 수입한 커뮤니티는 다른 커뮤니티로부터 전력을 구걸하지 않아도 수십 년을 살아남을 수 있다. 다른 커뮤니티와의 관계가 틀어진 경우에도, 태양열 패널을 스스로 생산할 수 있을 때까지, 다른 태양열 패널 생산 커뮤니티를 찾을 때까지, 혹은 다른 에너지 생산 수단으로 전환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독립성을 지키는 데 소홀한 커뮤니티는 자신이 의존하고 있는 커뮤니티에 의해 점차 종속되고 말 것이다. 자유는 하루하루 사라질 것이며, 커뮤니티는 사실상 다른 커뮤니티의 노예가 되고 말 것이다. 노예 주인이 노예에게 당장 오늘 아무런 명령을 내리지 않는다 해서, 그 노예가 노예가 아닌 것은 아니다. 타 커뮤니티에 대한 의존성이 커질수록 독립 과정에 수반되는 고통과 비용은 커질 것이다.

월마트가 작은 마을에 들어서서 다양한 상품들을 기존의 구멍가게들보다 저렴한 가격에 팔기 시작한다. 월마트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대신 마을사람들을 서서히 종속시킨다. 저렴한 가격이란 환상에 속아 넘어간 커뮤니티의 주민들로 인해 커뮤니티의 독립성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죄수의 딜레마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두 사람이 어떤 범죄의 용의자로 지목되어 체포된다. 검사가 가진 증거만으로는 이들은 감옥에서 1년씩만 복역하다 나오게 된다. 검사는 이들로부터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이런 제안을 한다. 둘 중 한 명은 자백을 하고 다른 한 명은 자백을 안 한다면, 자백한 쪽은 풀려날 것이며 자백을 안 한 쪽은 20년 동안 감옥에서 썩게 된다. 하지만 둘 다 자백을 한다면 둘 다 5년을 복역해야 하고, 둘 다 침묵을 지킨다면 둘 다 감옥에서 1년을 복역해야 한다.

게임 이론에 따르면 여기서 용의자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좋은 결정은 자백을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자백을 할 확률을 50대 50으로 가정한다면, 나의 결정이 불러올 결과는 즉시 석방, 아니면 징역 5년으로, 두 선택지의 평균 복역 기간은 2.5년이다. 하지만 침묵을 치키기로 하는 경우, 결과는 징역 1년, 혹은 20년으로 평균 10.5년을 복역해야 한다. 두 용의자 모두가 각자의 이익을 위한 합리적인 의사 결정(자백)을 한다고 전제한다면, 결과적으로는 둘 모두 5년간 감옥에 갇혀 있게 될 것이다.

다시 월마트의 사례 돌아와 보자. 주민에게는 월마트에서 쇼핑을 하거나(자백하거나), 아니면 구멍가게에서 쇼핑을 하거나(자백하지 않거나), 이렇게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진다. 월마트에서 쇼핑을 한다면 커뮤니티는 손해를 보겠지만 나는 이득을 본다(저렴한 상품 가격 = 짧은 복역 기간). 다른 주민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가격을 인상한 구멍가게에서 손해를 본다(긴 복역 기간). 그러나, 너나 할 거 없이 모두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월마트에서 쇼핑을 하기 시작한다면 결국 동네의 구멍가게들은 전부 문을 닫을 것이고, 그 결과 커뮤니티 전체가 월마트에 종속되고 말 것이다. 제품의 가격은 물론이고, 어떤 제품과 어떤 일자리를 커뮤니티에 제공할지까지도 모두 월마트가 결정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더구나 월마트는 이 커뮤니티로부터 이익을 빨아먹을만큼 빨아먹고나면 얼마든지 커뮤니티를 떠나버릴 수도 있다. 이는 커뮤니티 안의 다른 모든 사업체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다자간 죄수의 딜레마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결국엔 자신을 포함해) 모두를 월마트의 노예로 만드는 대신 “한 푼 아끼거나”, 커뮤니티 전체를 위해 비싼 가격으로 "구멍가게를 이용"하는 것이다. 여기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전자를 선택한다면 커뮤니티 전체가 월마트에 종속되버릴 것이다. 그러니 다른 모두가 전자를 선택한다는 전제 하에서는, 자신도 전자를 선택해 “한 푼 아끼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다른 사람들이 내린 선택에 의해 결국엔 모두가 월마트의 노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후자의 선택지를 "구멍가게를 이용하기"가 아니라 "독립성 지키기"로 바꾼다면 많은 사람들이 후자를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대개 우리의 선택이 궁극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편이다. 나 한 명이 “한 푼 아끼는” 선택을 한다고 커뮤니티 전체의 독립성이 흔들릴 가능성이 너무 적기에 여전히 “한 푼 아끼는” 선택이 우세할 것이다. 공유지의 비극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개인의 맹목적인 이윤 추구(싼 값의 물건)는 커뮤니티 전체의 노예화로 이어진다. 효과적인 커뮤니티 거버넌스 시스템이라면 커뮤니티가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야 한다.

어떤 커뮤니티에서든 자발적으로 월마트보다는 지역 농민의 손을 들어줄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들의 숫자를 결정하는 것은 그 커뮤니티의 문화이다. 커뮤니티는 개인의 근시안적 이윤보다는 지역 사회를 우선시하는 문화가 유지될 수 있도록 조직되어야 한다. 이러한 커뮤니티에서는 지역 특산품을 애용하자는 사회적 압력(커뮤니티 평화 조약)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커뮤니티가 일정 규모 이상으로 커지면 이러한 사회적 압력도 더 이상 효과를 가지지 못한다(앞서 4장에서 소개한 던바의 이론을 떠올려보라). 공식적인 평화 조약이 바로 이 지점에서 커뮤니티가 어떻게 독립성을 확보할 것인지에 관해 민주적 합의에 도달하도록 도울 수 있다. 지역의 관리 위원회가 커뮤니티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해 50%의 판매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해보자. 월마트는 더 이상 헐값에 물건을 팔 수가 없겠지만 덕분에 지역의 구멍가게들은 살아남게 된다. 그 결과 커뮤니티 전체의 물가는 높아지겠지만 주민들은 독립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정부의 목표가 시민의 권리를 지키는 것이라면, 정부는 시민이 자발적으로 커뮤니티의 독립성을 월마트에 팔아넘기는 것을 막아서라도 이들의 독립성을 지켜줘야 한다. 커뮤니티의 독립성을 지켜줄 수 없는 정부는 그 커뮤니티의 구성원의 독립성도 지켜줄 수 없다.

독립성을 가지지 못한 협상 당사자는 협상장을 떠날 권리도 없이 평화 조약 협상에 임하게 될 것이다. 협상 없이는 합의도 없으며, 합의 없이는 진정한 민주주의도 없다. 정당한 민주주의가 없이는, 그 어떠한 커뮤니티도 더 높은 수준의 정부 구조에 관한 합의에 도달할 수 없다. 지역 정부의 정당성과 정통성은 그 자신과 그 지역 주민이 얼마나 독립적인지가 결정한다.

수출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살펴보자. 자신이 어떤 가난한 커뮤니티의 농부라고 생각해보자. 커뮤니티 바깥의 누군가가 당신이 키운 작물을 비싸게 사들이겠다고 제안한다. 이에 당신은 당신이 가진 작물을 모두 이들에게 팔아넘긴다. 그 결과 당신은 작물을 수출한 돈으로 당신이 직접 생산할 수 없는 물품들을 수입해 그것으로 살아갈 수 있겠지만, 커뮤니티의 나머지 사람들은 굶어죽게 될 것이다. 경제 붕괴를 겪은 국가들이라면 숱하게 경험해본 시나리오이다. 개인은 수입으로든, 수출로든 얼마든지 지역 커뮤니티의 안녕을 해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모든 지역 커뮤니티는 붕괴되고 모든 개인은, 파레토적으로 분포된 극소수의 대주주가 장악한 거대 다국적 기업의 “독재자” CEO에 의해 운영되는 글로벌 커뮤니티에 종속되고 말 것이다.

커뮤니티가 거대 기업으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지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월마트와 딴 나라의 정당 사이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월마트와 같은 다국적 기업들 역시 수백만 명의 사람(직원)으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이다. 다만 일반적인 커뮤니티와 차이가 있다면 이들은 주주주의(shareocracy; 株主主義 - 주주에 의한 통치)에 의해 통치된다는 점이다. 주주주의는 파레토 분포에 지배되며 따라서 과두적인 체제이다. 오늘날 다국적 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규모 차이는 점점 빠르게 양극화되고 있다. 여러분, 혹은 여러분의 커뮤니티가 이러한 거대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면, 여러분의 "민주주의"는 지금 비민주적 외세의 폭정에 지배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우리의 질문은 명확해진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는 국가라 하더라도, 사회 운영에 필수적인 것들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면 그 국가의 진짜 주인은 누구인가? 그것이 국민이 아니라면, 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국가를 민주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면, 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국가는 어떤 국가인가?

독립적인 화폐

커뮤니티가 독립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커뮤니티 자금에 대한 통제력을 유지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커뮤니티가 커뮤니티 자금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다른 누군가가 커뮤니티의 돈줄을 쥐고 흔들고 있다는 것, 이 다른 누군가가 커뮤니티 내의 모든 금전 거래 내역과 저축 예금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화폐 발행 권한을 가진 주체는 그 경제 시스템 내에서 자원을 재분배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지며 사람들의 저축 기반을 흔들 수 있다.

역사적으로 금과 은은 그 균일성, 가분성, 운반성, 내구성, 희소성 덕분에 널리 화폐로 사용되어 왔다. 이런 성질을 가진 물건이라면 그 어떤 것이든 화폐로 사용될 수 있다. 나는 여기서 화폐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또 하나의 성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바로 독립성이다. 화폐가 그 발행에 있어서 누군가의 통제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다면 경제 전체가 이들의 통제 하에 있는 것과 다름없다. 시민이 아니라 소수에 의해 경제가 통제되는 사회가 과연 민주주의적일 수 있는가?

로스차일드 가문에는 이런 금언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우리에게 화폐 발행권을 준다면 법은 누가 만들더라도 상관 없다”. 중앙 은행이 인위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조성하고, 경제적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며, 자산의 매점매석은 물론 뇌물 수수까지 서슴치 않는다는 건 우리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블록체인 기술이 일반적 화폐의 거의 모든 핵심 성질을 가진 디지털 자산을 만드는 데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암호화폐이다. 암호화폐는 운반이 용이하지만, 지속성(durability)은 떨어진다(어떤 암호화폐 코인들은 천 년 후에도 동일한 가치를 가질 수 있으리라 믿기 어렵다). 암호화폐의 이런 성질은 암호화폐의 투명성, 그리고 장부가 다른 누군가에 의해 장악된 경우에 사용자가 새로운 블록체인으로 “포크”, 혹은 "분리 독립"할 수 있게 허용한다는 사실에서 생겨나는 성질이다. 암호화폐의 규칙은 미리 정의되며, 따라서 독립성을 가진다. 그 규칙이 자연에 의해 정해지는 금이나 은과는 달리, 암호화폐는 프로그래밍되는 화폐이므로 다양한 "수정 조항"이 추가되는 것이 가능하다.

암호화폐의 커다란 장점 중 하나는 모든 커뮤니티가 자신들만의 화폐를 가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커뮤니티는 지역 암호화폐를 통해 대량의 금과 은을 보유한 외부 세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화폐 도입 시 금과 은이 따로 필요 없다는 것도 커뮤니티가 독립하고자 할 때 커다란 이점이다. 또한 지역 화폐를 도입하면 외부 화폐 교환이 통제되면서 지역의 독립이 장려되고 촉진된다. 세계 모든 정상 국가들이 달리 자신들만의 화폐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솔루션의 한 가지 잠재적 문제점은, 현재까지는 전세계 커뮤니티가 모두 달려들어야만 블록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약 버지니아 주가 컴퓨터를 만들 원자재를 자급할 수 없다면, 블록체인 기반 위에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행위는 제 발로 다른 주나 커뮤니티의 노예가 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한 커뮤니티가 철저한 유지 관리로 동일한 컴퓨터 하드웨어를 20년간 활용할 수 있다면, 제재가 가해지더라도 그 커뮤니티는 다른 커뮤니티와 공정한 조건의 새로운 평화 조약을 맺을 때까지, 혹은 컴퓨터 하드웨어 교체까지 20년의 시간적 여유를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태양풍 따위의 자연 재해로 인해 핵심 통화 인프라가 하루 아침에 망가져버릴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

이란처럼 국제 제재를 받는 국가마저 국민 일부가 비트코인에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의 인프라는 갖추고 있다. 완벽한 국경 봉쇄란 없으므로, 한정된 수량으로, 높은 가격으로나마 외래의 물품을 사들일 수 있는 방법은 어느 나라에든 있다.

DINO가 아니라 진정한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커뮤니티라면 가능한 한 지역적 수준에서 자신들의 화폐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금, 은, 백금이 아마 세계적 수준에서의 통화 독립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일 것이다.

독립의 비용

앞의 사례들에서 살펴보았다시피, 독립은 금전적으로 환산해 보아도 굉장히 비싼 가치이다. 국가가 독립을 장려하기 위해 모든 재화에 200%의 수입/수출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보자. (수출 물량이 내수 시장에 집중될 테므로) 그 국가가 만드는 모든 상품은 큰 폭으로 저렴해질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의존하고 있는 다른 모든 상품들도 세 배는 싸질 것이다.

자급자족의 극단적 사례는 숲에 홀로 살며 채집과 수렵으로 연명하는 삶일 것이다. 자급자족이 가능한 소규모 커뮤니티에서의 삶은 1700년대의 삶과 유사할 것이며, 이보다 좀 더 큰 자급자족 커뮤니티는1800년대의 모습에 더 가까울 것이다.

모두가 아미시적 생활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완벽한 종속이 그러하듯 완벽한 자급자족에도 단점이 있다. 따라서 커뮤니티는 평화 조약을 협상할 때, 조약의 체결을 통해 커뮤니티가 어디에 얼만큼 종속될 것인지 면밀하게 살펴야 하며, 다시 완벽한 자급자족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에 대해 철저히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한 사회의 전문화 수준과 사회 구성원의 숫자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 전문화를 통해 얻어지는 혜택에 대한 개인의 요구가 커질수록, 그 개인은 더 큰 커뮤니티에 의존하게 된다. 개인이 더 큰 커뮤니티에 의존할수록, 그 개인이 커뮤니티의 평화 조약에 대해 가지는 사회적 영향력은 작아진다. 극단적으로는, 모든 개인이 저마다 고유한 전문 기술을 가지고, 모두가 서로의 전문성에 크게 의존하는 커뮤니티를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런 커뮤니티에선 누가 한 명이라도 사망한다면, 모두의 삶의 질이 떨어질 것이고, 최악의 경우에는 커뮤니티 전체가 붕괴할 것이다.

개인에게 독립이 중요한 것처럼 커뮤니티에게도 독립은 중요하다. 사실 개인의 독립은 커뮤니티의 독립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농부가 없는 커뮤니티는 자급자족이 불가능하다. 이러한 커뮤니티는 최대한 많은 다른 커뮤니티와 관계를 맺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들의 밥줄을 쥐고 있는 커뮤니티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상호의존성

두 커뮤니티가 상호의존적이라면 이 중 어느 한쪽도 상대 우위를 가진다고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예컨대 한쪽은 물을 가지고 있고, 다른 한쪽은 식량을 가지고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이런 조건에서는 공정한 협상이 가능하리라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호의존은 안정 평형(stable equilibrium)이 아니다. 어느 한쪽이 자급자족 능력을 향상시키는 순간, 다른 한쪽은 상대에 대한 의존성이 커지므로 민주적인 관계를 맺을 때 필요한 협상력을 잃는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안락한 삶을 위해 자신의 독립성을 상호의존성, 혹은 노골적인 의존성과 맞바꿀 유혹에 놓인다. 하지만 이렇게 얻어지는 안락한 삶의 대가로 문명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를 잃고 미래 세대는 실존 위기를 떠안게 된다.

추수감사절마다 야생 칠면조를 먹어야만 성이 풀리는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남자는 매해 사냥을 나가면서도 겁 많은 야생 칠면조들을 놓치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해 남자에게 좋은, 아니 끔찍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제 남자는 매일 사냥을 나가는 게 아니라 칠면조에게 모이를 주러 나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칠면조들은 점점 살이 올랐고 남자에 대한 경계도 늦추기 시작했다. 남자가 모이 바구니를 들고 나타날 때마다 칠면조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 해부터 남자는 들에 나가기만 하면 맨손으로 칠면조를 잡아올 수 있었으며, 덕분에 추수감사절 저녁 메뉴 때문에 골머리를 썩힐 일도 없어졌다.

누군가의 추수감사절 저녁 메뉴가 되고 싶지 않다면, 우리를 “살찌우고 행복하게” 만들면서 뒤로는 우리의 독립성을 조금씩 갉아먹는 자들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실제로 오늘날의 수많은 사업 모델이 이런 프로세스로 작동하고 있다. 기업들은 일상적으로 고객에게 “공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네트워크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경쟁자를 쓰러뜨리고, 고객들의 자사 의존도를 높인다. 고객의 의존도가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이들은 전략을 바꿔 자신의 지위를 활용해 고객들로부터 돈과 힘을 빼앗아간다.

안티프래질리티와 독립성

나심 탈렙은 자신의 저서 "안티프래질: 불확실성과 충격을 성장으로 이끄는 힘"에서 안티프래질리티(Antifragility)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프래질(fragile)한 시스템은 자연의 무질서한 혼돈에 노출되면 그대로 붕괴하지만, 안티프래질(antifragile)한 시스템은 무질서한 교란을 통해 오히려 강해진다. 마치 우리의 근육과 뼈가 스트레스에 노출됐을 때 더 강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온실의 식물들도 온도, 조도, 풍량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시들해지다가 결국엔 죽고 만다. 간헐적 단식과 식단의 다양화가 건강한 삶으로 이어지는 것도 같은 원리에서다. 다시 말해, 모든 생명은 무질서한 교란을 통해 더 강하게 자라나며, 이것 없이는 죽고 만다.

반면 기술은 프래질하므로 끊임없는 유지 보수 없이는 고장나기 일쑤다. 불규칙적이고 변덕스러운 환경일수록 대부분의 기술은 쉬이 망가져버린다. 평범한 차라면 비포장 도로보다 포장 도로에서 더 잘 나갈 것이다. 하지만 안티프래질한 차라면 비포장 도로를 달릴수록 더 강력해지고 포장 도로를 달릴수록 약해질 것이다.

삶의 불규칙성은 우리가 무엇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 우리를 끊임없이 시험한다. 우리는 인생에서 주어지는 그 무엇하나도 당연하게 여길 수 없다. 예컨대 우리가 지금처럼 전력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면, 자연이 지구에 태양 플레어를 한 번 끼얹는 그날은 그야말로 대재앙이 될 것이다.

인류라는 종은 삶의 불규칙성을 제거하고 혼돈 속에서 질서를 확립하고자 평생을 협력한다. 시장, 수입, 식량, 실내 기온, 실외 기후에서 변동성을 없애는 것은 인류 전체의 목표이다. 하지만 안티프래질한 시스템은 오히려 이러한 변동성 없이는 점점 약해지다가 붕괴된다는 데 그 매력이 있다. 어떤 점에서는 인간은 자신의 안정 추구 본능 때문에 더 주변에 종속되고,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검은 백조"의 출현과 같은 거대한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도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검은 백조는 우리가 인정하고 싶은 것보다 훨씬 자주 출현한다.

개인을 포함해 공동체, 국가, 그리고 모든 형태의 사회 조직은 주기적으로 위기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스템 전체가 서서히 붕괴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다. 개인의 수준에서 이는 현재의 삶에서 향유하는 모든 것들을 정기적으로 일시 중단하는 것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사순절마다 금욕을 실천하는 것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삶의 불규칙성은 유쾌한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를 피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단 사실을 애써 무시하며 삶을 살아간다. 우리가 살아가는 고도화된 사회에서, 위험은 언제나 식별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조금씩 쌓여가다가 어느 한 지점에 이르러서는 모든 것들을 한 번에 무너뜨린다.

우리의 사회는 눈에 뒤덮인 산과 같다. 주기적인 위기가 없다면, 눈은 한 송이씩 정상에서 쌓여가다가 거대한 눈사태가 되어 모두를 덮칠 것이다. 실제로 몇몇 스키 리조트는 쌓여 있는 눈에 의도적으로 외부 충격을 가해 인명 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 대형 눈사태의 가능성을 조기 차단하고 있다.

우리의 사회는 또한 산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숲과도 같다. 화재 예방과 완화에 너무나 숙련된나머지 사람들이 산불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까먹다시피 한 그런 숲 말이다. 그러는 사이에도 숲의 지표면에는 마른 가지들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 이제 조그만 불씨가 하나라도 여기에 옮겨붙게 되면 아무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화재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이 불은 너무나 뜨거워서 지표를 완전한 멸균 상태로 만들어버려 그 어떤 생명도 이 숲에서 살아갈 수 없게 만들 것이고, 심지어는 선천적으로 내화성을 가진 나무마저도 죽이고 말 것이다. 이렇게 한때 생명으로 번성하던 숲은 하루 아침에 폐허로 변하고 만다.

불은 생명이 의존하고 있는 자연의 일부이다. 싹을 틔우기 위해서 불의 열기를 필요로 하는 식물들도 많다. 하지만 이 불이 너무 뜨거우면 그 식물은 살아남을 수 없다. 안티프래질한 시스템에서 변동성을 제거하려는 모든 시도는 되돌리기 힘든 재앙의 위험을 불러온다. 사회는 안티프래질한 시스템이다.

우리는 나심 탈렙의 저서를 통해, 생명을 존중하는, 잘 설계된 커뮤니티 거버넌스 시스템이라면 모든 잠재적 의존 요소를 주기적으로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시켜 구성원들이 현 체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우리는 삶에서 불규칙성을 제거하고 환경을 균질하게 만드는 데에는 일가견이 있다. 이제는 어느 정도 수준의 불규칙성을 되찾고 환경을 더 다양하게 만드는 데에도 신경을 써야 할 때이다.

현대의 삶의 양식이 우리에게 인위적인 노력(연습)을 요구하듯, 커뮤니티와 그 구성원들은 변화에 대응하는 법을 연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의존 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다. 의존은 착취를 낳고, 착취는 독재를, 독재는 인종 학살을 낳는다.

커뮤니티의 회복탄력성과 독립성, 안티프래질리티를 강화할 수 있는 거버넌스 시스템의 사례를 살펴보자. 일률적인 수입/수출세를 부과하는 대신, 모든 상품에 대해 순전히 무작위적인 시간 간격을 두고(몇 달에서 몇 해까지) 순전히 무작위적인 세율을(0%에서 10,000%까지) 적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스템은 사람들이 어떤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지 식별해낼 수 있고, 고정 세율의 편안함에 너무 익숙해지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 세율 자체가 정치적 이슈로 비화될 가능성이 차단됨으로써, 커뮤니티의 힘과 독립성을 쌓아올린다는 원래의 의도가 흔들릴 일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우리는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 있는 현대 사회의 상호의존적 성질을 간과하곤 한다. "못 하나가 모자라서…"라는 제목의 옛 이야기는 현대 사회의 이러한 성질을 잘 설명한다.

못 하나가 모자라서 말발굽을 못 고쳤네.
말발굽을 못 고쳐서 말이 달리질 못했네.
말이 달리질 못하니 기수가 달릴 수 없었네.
기수가 달릴 수 없으니 명령을 전달할 수 없었네.
명령을 전달할 수 없으니 전투에서 패배했네.
전투에서 패배하니 왕국이 망해 버렸네.
이 모든 게 말발굽 고칠 못 하나가 모자라서 벌어진 일이였네.

아주 사소한 것 한 가지에 대한 의존이 왕국 하나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는 교훈이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의존하고 있는 모든 요소들을 “의존 요소 백과사전” 따위로 정리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모든 것이 우리의 잠재적 의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상정하는 게 오히려 안전할 것이다. 무작위 세율은 이런 점에서, 왕국이 무너지기 전에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못"이 무엇인지 찾아내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효율성과 진정한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한 개인 및 커뮤니티의 회복탄력성은 줄곧 상충한다. 체육관에 가기 위해서는 시간, 에너지, 돈이 들고, 체육관에서 체력 단련을 하는 과정에선 땀냄새, 근육통 등이 수반되는 것처럼 말이다. 건강해지는 과정은 유쾌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 불쾌를 감수하지 않으면 우리는 약하고, 뚱뚱하고, 아픈 사람이 되어, 어느 하루 자연이 난데없이 던진 커브볼을 맞고 맥없이 쓰러질 수밖에 없다. “쉬운” 삶만 쫓다보면 삶의 질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무작위 세율의 또다른 큰 장점은, 사회가 글로벌 의존성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서도 국제 무역을 통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독립 상태에서 종속 상태로의 퇴행을 막기에 충분한 가외성을 확보하면서 우리의 전문화 분야를 십분 활용할 수 있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칙들에 입각해 조직된 사회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보다는 불가피하게 더 금욕적일 것이고, 더 심심할 것이며, 더 검소할 것이다. 우리가 가진 시간과 자원 역시 저축, 백업 시스템, 재고 확보에 더 투자될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이러한 생활 양식의 간소화는 일시적인 현상에 머물 수도 있다. 시장이 적응을 마친 후부터는 오히려 더 빠르고 지속가능한 형태로 성장이 계속될 수 있다.

우리 사회는 빠른 성장과 안티프래질리티 중 선택을 내려야 한다. 더 빠르게 성장하기로 선택한다면, 사회는 얼마 성장하지도 못하고 붕괴될 것이다. 하지만 좀 더디게 성장하더라도 기반을 튼튼히 다지기로 선택한다면 우리는 오랫동안 더 고도로 발전한 사회를 지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솝 우화 "토끼와 거북이"를 떠올려보라. 항상 토끼에게 놀림만 받던 거북이가 토끼에게 달리기로 도전한다. 경주가 시작되자마자 거북이를 한참을 앞서 나간 토끼는 득의만만하여 경주 중간에 낮잠을 잔다. 하지만 토끼가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는, 느리지만 꾸준하게 자기 갈 길을 가던 거북이가 결승선을 이미 통과한 이후였다. 이 이야기는 느긋함만을 추구하고 정직한 노동을 경시하는 오만한 사회는 결국 도태되고 말리란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분리 독립

독립성은 분리 독립하는 데 필수적이며, 분리 독립을 할 수 있는 능력은 독립성을 사수하는 데 필수적이다. 평화 조약을 협상할 때 분리 독립의 절차도 확립돼야 한다. 결혼식을 올리기 전에 혼전 합의서를 작성하는 것과 같다. 난 사업을 시작할 때나 한 회사의 주식을 소량으로 매수할 때면, 어떻게하면 이 관계를 파기할 수 있는지를 꼭 확인한다.

내가 여기에서 활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한쪽은 기업의 가치를 정하고 다른 한쪽은 자신의 지분 중 절반을 팔지, 아니면 상대방의 지분 절반을 사들일지 정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을 추가하는 것이다. 나는 기업의 자산을 장부 가격으로 현금화하는 것에 동의했었던 때도 있었다. 분리에 대한 사전 계획을 제대로 짜지 않아서 법정에 설 뻔한 적도 있었다. 소액 주주에게 주어지는 권리는 얼마 없으며, 그나마 주어진 권리를 행사하는 데에도 많은 어려움과 비용이 뒤따른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자신의 지분이 공개적으로 매매가 가능한 것이라서 언제든 쉽게 팔 수 있는 경우일 것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형성된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은 커뮤니티의 소액 주주와 같다. 커뮤니티가 공유 자산이나 공유 영역을 소유하고 있다면, 커뮤니티를 해체하고 커뮤니티를 둘 이상으로 분리할 방법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분리 독립 플랜 없는 평화 조약의 체결은 내전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주민 50,000명의 카운티가 종교를 중심으로 두 파벌로 분열됐다고 해보자. 종교는 지리와는 상관없는 것이라, 카운티를 지리적인 기준으로 분할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이 경우 이 50,000명의 카운티는 어떤 합의에 이르러야 할까?

두 그룹이 대략 20,000명, 30,000명으로 나뉘어졌다고 하자(한 그룹이 정확히 반-반으로 나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소수 그룹이 다수 그룹과 협상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그룹 안에서 새로운 평화 조약을 체결해야 한다. 여기서 소수 그룹은 다수 그룹의 매수를 제안하거나, 다수 그룹에게 자신을 매수하라고 강제할 수 있다. 아니면, 독립적인 제3자를 지정해 영토의 공정한 분할을 중재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분리 독립 계획이 결여된 모든 계획은, 실패를 위한 계획이다.

The translation was made possible by:

4 Likes

Chapter 8 - Independence by Design :+1: :+1: :+1: :+1: :+1: :+1: :+1: :+1:

2 Likes

진정한 독립! 에 대해서 생각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 . 우리는 나는, 나의 나라는, 사회는 독립적이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 . 좋은글 감사합니다. . .^^

1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