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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More Equal Animals - 4장

제4장 - 상대 우위에 의한 통치

내가 던지는 표가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느낀 적은 없는가? 대규모 투표에서는 나의 한 표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길을 가다가 벼락을 맞을 확률과 비슷하다. 인구조밀국의 경우, 투표장에 가다가 교통 사고로 병원에 실려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얼마냐에 따라 선거의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 유권자가 많은 사회에선 부정 선거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부정 선거를 적발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커진다. 반대로 유권자가 적은 사회일수록 표 한 장이 결정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으며, 개표 부정이 일어날 가능성도 훨씬 작아진다.

개인이 가지는 권력의 크기와 정부가 시민으로부터 양도 받은 권력 사이의 차이가 클수록 전통적 민주적 절차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또한 커뮤니티가 커질수록 개인 또는 소수집단이 다른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협상을 하거나 평화 조약을 체결하는 것 역시 점점 어려워진다.

한 가구 정도 규모의 그룹이라면 투표나 다른 수단을 통해 쉽게 타협에 이를 수 있다. 평판과 자유 회원제 등을 통해 게임 이론의 균형을 맞추고 도덕적 해이를 억제할 수도 있다. (도덕적 해이에 관해서는 10장에서 더 자세하게 살펴볼 예정이다.) 소규모 그룹에서는 분쟁이 일어났을 때 개인은 "정글의 법칙"에 따라 평화조약을 맺거나, 강제하거나, 폐기하는 등의 여러 선택권을 가진다.

150명 정도로 보다 큰 커뮤니티에서는 전통적 민주주의 절차를 채택하거나 더러는 독재자를 세울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한 명의 개인은 (수십 명으로 이루어진) 세력을 조직하지 않는 한, 정글의 법칙에 따라 평화 조약을 체결하거나, 이 조약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커뮤니티가 받아들이도록 하기 어렵다. 한 명의 개인에게 보통 수십 명의 친구와 가족이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150명 규모의 커뮤니티는 개인을 노골적으로 억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는 개인이라 할지라도, 그에겐 원래의 커뮤니티를 떠나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화 조약을 제안하는 다른 커뮤니티를 찾아갈 선택권이 있다. 다행히 150명 정도 규모의 커뮤니티라면 다른 대안을 찾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커뮤니티가 커질수록 한 명의 개인이 커뮤니티 전체에 대해 가지게 되는 협상력은 현저하게 제한된다. 권리에 대한 분쟁(평화 조약의 위반)이 일어난 경우에도, 개인이 다른 커뮤니티를 찾아나서는 데 따르는 비용은 훨씬 커지고, 마음에 들만한 비슷한 크기의 커뮤니티의 숫자는 크게 줄어든다.

글로벌 스케일에서 바라본다면 개인이 가지는 힘은 거의 없다시피 하며, 개인으로서 가지는 권리에 대한 분쟁이 일어났을 때 이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모든 민주적 정부 시스템은 새로운 합의 도출을 위한 개인의 협업 능력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만약 부패한 정당이 세계를 장악하고 개인이 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할 권리를 인정하는 것을 거부한다면, 모두가 따를 수 있는 새로운 평화 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개인들은 정글의 법칙을 따라 폭력적인 게릴라/테러리즘 혁명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영국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는,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로 인해 어느 정도 크기 이상으로는 응집된 사회 집단이 형성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던바에 따르면 인간의 사회 집단은 150명 안팎의 규모까지 자연스럽게 자라다가 그 이후로는 쪼개지거나 붕괴한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이 법칙이 수렵채집 사회부터 공장, 군사 집단, 아미시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집단에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거버넌스 구조를 설계하거나 평화 조약을 협상함에 있어서 개인과 집단 간의 이러한 자연적 부족 관계를 고려하는 것이 현명하리라 짐작된다.

분리 독립

진정한 민주주의라면 구성원들이 그룹으로부터 분리 독립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분리 독립이 불가능한 민주주의 국가는 반드시 독재 국가가 되고 만다. 우리가 꼴사나운 이혼을 피하기 위해 혼전 합의서를 작성한 후 결혼식을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에서이다.

독립하는 개인이 손에 어떤 자원을 쥐고 떠날 수 있느냐도 분리 독립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이다. 모든 땅이 부패한 사회에 귀속되어 있다면 분리 독립은 개인에게 죽음을 의미할 것이다. 분리 독립을 강요 받고 야생으로 내몰린 개인이 야생에서의 생존 기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면 이때의 분리 독립 역시 죽음을 의미한다. 개인에게는 그룹으로서 독립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고, 이 그룹은 상대적으로 독립적이어야지만 된다. 분리 독립이 실질적으로 가능한 사회를 만들려면 그룹을 지리를 기준으로 나누는 방법 밖에 없다. 미소주(micro-state)들로 이루어진 연방이 여기에 가장 가까운 그림일 것이다.

각 그룹은 분리 독립이 필요하다는 합의에 도달할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분리 독립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할 내적 자율성을 갖춰야 한다. 상대적 자급 능력을 잃은 공동체는 분리 독립이 불가능하므로 결국 외부 거버넌스 구조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필요한 것을 조달해줄 수 있는 충분한 대안만 있다면 완전한 자급자족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분리 독립하고자 하는 커뮤니티는 상대적 자급 능력과 더불어 타 커뮤니티와의 공정한 협상을 가능하게 할 상대적 “정글의 힘” 역시 갖춰야 한다. 여기서 정글 의 힘란 분리 독립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타 부족과의 일시적인 연합이나 강력한 군사력의 보유 등이 될 수 있다.

미국은 각 주가 내적 자율성을 잃으면서 처음에 의도되었던 민주적 질서가 붕괴된 아주 전형적인 사례이다. 연합을 평화적으로 떠날 권리를 보장한다는 전제 위에서 여러 주가 자발적으로 연합을 이루게 된 것이 미국이다. 뉴욕, 로드 아일랜드, 버지니아, 이 세 주의 경우는 자신이 가진 분리 독립의 권리를 명백하게 헌법 비준 문서에 기록하고 있다. 이 세 주가 연합에 가입할 수 있었다면, 나머지 주들도 이들과 동일한 권리를 가진다고 봐야할 것이다.

1788년 7월 26일에 작성된 뉴욕 주의 헌법 비준 문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국민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언제든 [1조 8항에 따른] 정부에 위임되었던 권력을 돌려받을 수 있다. 헌법에 의해 미합중국의 의회나 정부 부서에 명백히 위임된 것이 아니라면, 권력, 관할권, 권리는 각 주의 국민, 혹은 이들이 권력을 위임한 각 주 정부가 가진다…”

1790년 5월 29일에 작성된 로드 아일랜드 주 헌법 비준 문서도 매우 유사하다. “국민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언제든 정부에 위임했던 권력을 돌려받을 수 있다…” 1788년 6월 26일에 작성된 버지니아 주 헌법 비준 문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헌법에 의해 미합중국의 국민으로부터 나온 권력은, 그 권력이 부패하여 피해와 억압을 유발한다면 언제든 다시 국민들에게로 되돌아갈 수 있고, 위임되지 않은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남아 있다…”

미국의 내전은 각 주의 분리 독립과 노예제 폐지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전쟁이다. 링컨은 1862년 8월에 이렇게 말한다. “노예를 해방하지 않고도 연합을 지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모든 노예를 해방해야지만 연합을 지킬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노예 중 일부는 해방하고 일부는 해방하지 않아야지만 연합을 지킬 수 있다면 그것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여섯 달 후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으로 해방된 것은 남부 주의 노예 뿐이었다. 이는 "민주적 미합중국"의 각 주가 비준 문서가 보장하고 있던 분리 독립의 권리를 어떻게 잃게 되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남부의 주들은 헌법이란 이름의 평화 조약을 시행하기에 충분한 정글 파워도, 경제적 자율성도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

미국을 보면 인구와 상관 없이 각 주가 동일한 표를 가지며, 모든 주가 엇비슷한 정글 파워를 가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헌법은 분리 독립의 권리를 명확하게 보장해야 한다. 각 주가 가진 권리가 동일하지 못한 연방은 절대로 안정적일 수 없다. 이는 어른 한 명과 아기 여럿으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와 같다. 각 커뮤니티의 크기와 역량이 천차만별이라면 커뮤니티간 평화 조약은 불가능하다. 큰 커뮤니티는 작은 커뮤니티를 겁박해 불공평한 평화 조약을 강요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민주주의란 공동체의 규모가 작고 그 구성원들이 상대적으로 독립되어 있으며 서로 동등한 권리를 가질 때에만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보다 큰 규모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만들 때에는 상대적 우위의 법칙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동등한 조직들로 정부를 위계화하는 것이 이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개인은 가정을 구성하고, 가정은 교회(혹은 다른 사회 모임)를 구성하고, 교회는 마을을, 마을은 카운티를, 카운티는 주를 구성하게끔 하는 것이다. 다만 각 가정간, 교회간, 마을간, 카운티간 규모의 차이는 최소화되어야 하며, 각 위계 수준을 구성하는 그룹의 숫자 역시 최소화되어야 한다. 하나의 카운티가 10,000개의 교회로, 하나의 교회가 10,000개 가정으로, 1개의 가정이 10,000명의 개인으로 구성되어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교회, 마을, 도시, 주, 카운티의 크기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파레토 분포를 따르게 된다. 그 결과 80%의 인구가 20%의 도시에 살고, 51%의 인구가 1%의 도시에 살게 된다. 가장 큰 주와 가장 작은 주, 가장 큰 도시와 가장 작은 도시 사이의 규모 차이는 수십 배에 이르게 된다. 뉴욕 시와 로어노크는 거버넌스 프로세스 상 같은 선에 놓고 비교되어선 안된다. 캘리포니아 주와 아이오와 주 역시 마찬가지다. 캘리포니아와 아이오와의 표 수가 동일해지고, 군사적 역량도 비슷해지는 게 아닌 이상, 이 둘이 함께 경기를 뛰는 운동장은 언제나 기울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캘리포니아의 주민이 연방 차원에서 더 큰 권력을 가지길 원한다면 캘리포니아는 아이오와 정도와 크기과 권력을 가진, 여러 개의 더 작은 주로 분할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캘리포니아로부터 분할된 이 "자율적"인 주들의 담합(파벌 형성)을 막을 수 있는 장치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파벌의 담합을 막기 위해 무작위성의 힘을 활용할 필요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또한 미국은 크기가 너무 작은 주를 거부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극단적인 경우에는 캘리포니아 주 전체에 상응하는 투표권을 요구하는 개인이 나타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시민 단위로든 주 단위로든, 모든 민주주의 체제는 새 구성원의 가입에 동의하고 모든 구성원에게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분리 독립권을 허용해야 한다.

중앙화와 집중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체제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비대해지는 경향이 있다. 자연스럽게 규모의 경제는 더 효율적이고 더 큰 힘을 가진 주에 그렇지 못한 주보다 더 큰 보상을 부여하며, 성장과 합병에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하지만 피지배층의 합의로 탄생한 진정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우리는 가능한 한 가장 근본적인 수준에서 여기에 저항해야 한다. 체제가 비대해질수록 지배 계급과 나머지 시민간의 불균형은 커지며 이것은 악순환을 형성한다. 이 악순환 속에서 체제는 점점 더 비대해지고 시민들은 더 많은 권리를 빼앗긴다. 생산성 향상에 따른 가격 하락과 편의 증대는 시민 권익의 실추를 은폐한다. "공짜 점심"에 자신의 권리를 내팽개치는 사람들은 결국 공짜 점심도, 권리도 모두 잃게 될 것이다. 저평가된 개인의 권리, 고평가된 복종의 혜택, 그리고 시민을 종속 상태로 몰아넣는 데에 따르는, 장부 상에는 기록되지 않는 비용, 노예제, 그리고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정부의 실종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자연 흉내내기

우리는 자연 속에서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자연에서는 단일 세포가 코끼리만하게 자라나지 않는다. 단일 세포의 크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복수의 세포는 서로 합쳐져 더 큰 유기체를 구성할 수 있다. 세포와 마찬가지로 코끼리 역시 그 자체로 커지지는 않는 대신 무리를 이룬다. 또한 자연은 셀 수 없이 많은 종 다양성을 통해 유지되고 있다.

생명은 서로 협업하는 다양한 수준의 생명체들로 이루어진다. 아무런 제약 없이 자라난 단일 세포는 내부 부피 대비 세포막 비율이 줄어들어 대사 활동이 어려워지고 결국은 굶어 죽는다. 너무 크게 자라난 동물 역시 체중과 에너지 밀도 문제 때문에 죽는다. 자연에 비추어 본다면 너무 커진 인간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지속가능한 인류 문명을 건설하고자 한다면, 이 문명은 독립된 공동체들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고, 이 공동체들 역시 그 자체로 독립된 하위 공동체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오류 발생은 지역에 국한되고 시스템은 다중화(어느 한 기능이 마비되더라도 그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어 있다는 뜻에서)된다. 우리의 몸은 일부 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더라도 전체적으로는 작동할 수 있다. 하나의 주 역시 일부 카운티가 부패하더라도 작동할 수 있다. 세계 역시 일부 국가가 부패하더라도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가 단일 국가에 의해 지배된다면 국가의 부패는 세계의 부패로 직결된다.

개별 인간의 부패는 막을 수 없다. 인류라는 종이 진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의 다양화와 다중화가 필수적인 이유이다. 분권화되지 않은 정부에서는 사고의 다양성이 제한되고 한 가지의 불안 요소만으로도 사회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단일경작 농장에서는 단 한 종류의 전염병만으로도 모든 농작물이 죽어버릴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대형 단일 문화 정부는 다양한 문제에 한 가지 솔루션만을 고집할 것이며, 변화하는 자연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채 현 체제를 사수하는 데에만 급급할 것이다. 이런 정부는 변화가 찾아오면 곧바로 쓰러질 것이다.

도미노 현상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높이의 거대한 도미노를 상상해보라. 이 도미노를 엄지손가락 만한 표준 크기 도미노 한 조각으로 넘어뜨릴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표준 크기 도미노 한 조각을 시작으로, 그 뒤에는 앞의 도미노가 쓰러트릴 수 있는 가장 큰 크기의 도미노를 일렬로 세운다면, 고작 29개의 도미노만을 가지고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넘어뜨릴 수 있다. 축적된 에너지의 방출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백만 명의 투표로 한 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되는 사회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만한 도미노 주변으로 백만 개의 엄지 손가락 만한 도미노가 널부러져 있는 사회와 같다. 이 백만 개의 도미노가 아무리 힘을 모아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 하지만 전체는 언제나 부분의 합보다 크다. 개별 도미노가 점진적으로 커질 수만 있으면, 한 개의 도미노, 한 명의 개인이 가지는 힘이 극대화되어 한 지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사람은 한 가정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한 가정은 친구 그룹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한 가정은 다른 가정과 힘을 합해 마을 교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교회 하나는 한 마을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도미노 하나하나가 독립적이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넘어질 수 있어야만(변화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다. 모든 도미노 조각이 가장 큰 도미노에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면, 한 번에 모든 것을 바꾸지 않는 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은, 개인에서 가족으로, 가족에서 마을로, 마을에서 카운티로, 이렇게 크기 단위별로 층층이 쌓여 나가는 거버넌스 체제 하에서는 개인의 힘이 최대로 보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힘이 증폭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다음을 살펴보자. 한 소규모 그룹이 67%의 합의에 도달해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된다면, 이 합의는 67%가 아니라 100%의 힘을 가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산술적으로 따지면 실제 합의된 것보다 50% 더 많은 힘을 가지는 것이다. 요컨대 1에 1을 더하여 2보다 큰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말이다. 51%의 합의로도 결정이 내려질 수 있는 사회라면 한 개인이 가지는 힘은 더욱 크게 증폭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 관점에서 보면 이렇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만한 도미노는 쓰러지지 않으려면 다른 도미노들을 더 작은 도미노로 분할시키면 된다. 2/3의 합의로 3/3의 힘을 발휘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힘을 합치지 못하고 개별적으로 움직이는 셋을 제압하는 것은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단을 가정, 인종 등을 분열시켜 시민의 연대를 억제하는 것은 독재 정권을 유지하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

정부가 복지 혜택이나 아동 지원을 끊어 가정의 근간을 이루는 부부의 결별을 유도한다면, 부부 뿐 아니라 모든 개인의 기반이 약해지고 정부의 권력은 강화된다. 그리고 그 파급 효과는 단순히 부부와 그 자녀, 해당 복지 시스템의 차원을 훨씬 뛰어넘는 그 무엇이 된다.

진정으로 민주적인 사회는 가족간의 관계가 더 끈끈해지고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있도록 장려한다. 가족의 분열을 통해 이익을 보는 무리로부터 개인을 보호하는데에는 끈끈한 가족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여기서 핵심은 개별 도미노 조각이 자신이 속해 있는 현재의 도미노 연합과의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떠날 것인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독립성이 보장되는 것이다. 미국의 한 주가 미국으로부터 평화적으로 분리 독립할 수 없다면, 그 주의 시민들은 자신들의 "도미노"를 넘어뜨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마을, 카운티, 주, 국가 연합 사이에 더 강력한 수준의 분권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그 구성원에게 최대한의 힘을 보장하는 공동체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또한 인간의 생물학적, 집단적/부족적 본성에도 부합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는 (그 자신마저도 던바의 법칙에 따라) 소수 지배 계급에 지배당하게 될 것이다. 지배 계급에게도 고작 수백 명이 수억을 지배하기에 이르는 확장성 제약이 따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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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 Rules of Relative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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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평이 뒤로 가니 미리보기가 좀더 있어 보이는(?) 효과가 나서 좋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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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이오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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